[정치의 속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또 다른 전쟁…‘마크맨 대화방’을 사수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0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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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경선이 끝난 29일 오후 7시 40분 경, 문 전 대표의 ‘마크맨’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마크맨은 각 대선 주자의 전담 기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캠프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의 휴대전화를 빌려 카톡 대화방에 들어온 문 전 대표는 “마크맨 여러분들의 기대와 성원으로 호남과 충청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항상 건강 챙기시기 바란다. 저 역시 남은 경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김경수 의원의 휴대전화로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사말.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김경수 의원의 휴대전화로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사말.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문 전 대표가 마크맨 카톡방에 글을 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함께 차에 타고 있던 김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직접 휴대전화로 글을 작성하는 ‘인증샷’까지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마크맨 대화방에 글을 남기는 장면을 김경수 의원이 찍은 '인증샷'. 일부 기자들은 “정작 문 전 대표가 보는 휴대전화 화면이 카카오톡이 아니다”며 지적 아닌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마크맨 대화방에 글을 남기는 장면을 김경수 의원이 찍은 '인증샷'. 일부 기자들은 “정작 문 전 대표가 보는 휴대전화 화면이 카카오톡이 아니다”며 지적 아닌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민주당 경선이 반환점을 돌면서 각 주자들의 ‘마크맨 관리’도 화제에 오르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도 호남권 경선이 끝난 2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방에 나란히 글을 올렸다.

안 지사는 캠프 관계자의 휴대전화를 통해 “저 안희정입니다”라고 깜짝 인사를 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의 ‘인증샷’도 빼놓지 않았다. 광주 경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남은 승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7일 광주 경선이 끝난 뒤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사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7일 광주 경선이 끝난 뒤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사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7일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증샷'.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7일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증샷'.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데 비해 이 시장은 텔레그램을 이용한다. 다른 두 주자와 달리 마크맨들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방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시장은 27일 오후 8시 30분 경 글을 올려 “여론조사를 뒤엎는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 이제 시작이다. 더 적극적인 경선을 만들어내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27일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사말.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27일 마크맨 대화방에 남긴 인사말.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의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는 ‘마크맨 대화방’이다”고 평가했다. 캠프 공보라인 관계자들과 각 언론사의 마크맨들이 함께 모여 있는 대화방은 지난해 10월 문 전 대표 측이 처음 시작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도 곧 이 트렌드에 동참했다.

마크맨 대화방은 주요 정치인들의 정치적 거취와도 연관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마크맨 대화방을 개설하고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지만,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대화방은 사실상 소멸됐다. 이달 초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마크맨 대화방을 열어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각 캠프는 왜 마크맨 대화방 개설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한 캠프 관계자는 “각종 논평과 보도자료, 사진, 유튜브 동영상 링크 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보내기에 SNS 대화방만큼 좋은 채널이 없다”며 “e메일보다 전파하기에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각 주자들의 마크맨 대화방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캠프의 공지사항이 올라오고 있다.

대선 경선 일정을 따져보면 각 주자들의 ‘마크맨 대화방’ 전쟁은 순회 경선이 끝나는 내달 3일경까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각 주자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 최후의 승자의 마크맨 대화방으로 정리되지 않겠느냐”며 “본선에 돌입해도 마크맨 대화방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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