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심규휘 군(왼쪽)이 3일 F-15K 전투기에 탑승해 전투기 조종사 이동영 소령과 함께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공군 제공
3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제110전투비행대대(대구 동구)에 하얀 마스크를 한 심규휘 군(15)이 나타났다. 심 군은 항암치료를 버텨내며 병마와 싸우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여느 건강한 청소년처럼 표정이 밝았다. 그의 꿈인 ‘전투기 조종사’ 체험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심 군은 2013년 감기인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을 끝으로 학교에 나가지 못했고, 사이버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3년 넘게 투병생활 중이다. 공군은 이날 심 군을 초청해 조종복과 조종화, 빨간 머플러를 선물했다. 공군 조종사로 변신한 심 군은 전투기 F-15K 조종석에 탑승했다. 건강 탓에 후방석에 앉아 직접 비행하진 못했지만 심 군은 “재미있다”는 말을 연발했다. F-15K 조종석을 재현한 시뮬레이터에도 탑승해 이·착륙 등의 비행 체험을 했다. 제110전투비행대대 대대장 소윤영 중령은 심 군에게 명예 대원 임명장을 수여했다.
심 군의 조종사 체험은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단체인 한국 ‘메이크 어위시(Make A Wish) 재단’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공군 병장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전투기 얘기를 자주 들어온 심 군은 7세 때부터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공군은 그런 심 군을 위해 조종사 체험을 흔쾌히 수락했다.
심 군은 당초 지난해 5월 조종사 체험을 할 계획이었지만 증세가 악화되면서 한동안 미뤄졌다. 1년 가까운 기다림 끝에 체험을 마친 심 군은 “전투기도, 조종사들도 정말 멋있었다”며 “빨리 회복해 전투기 조종사가 돼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