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시작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크게 3단계로 대북 압박 카드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선 중국이 나서야 하는 만큼 중국을 최대한 설득한 뒤, 여의치 않으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대중 제재를 가하고, 최후 수단으로 군사적 옵션 카드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시나리오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현 단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줄이기 위해선 중국의 적극적 협조가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백악관의 판단”이라며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중국을 제재하거나 북한 선제 타격 등 군사적 압박 수단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구상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워싱턴에선 대북, 대중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 핵무기 전략을 총괄하는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은 4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서 “나는 군인인 만큼 대통령에게 군사적 옵션을 제시하겠지만 전략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중국과 연관되지 않은 대북 제재나 해법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사적 옵션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둔 채 끝까지 중국을 통한 대북 제재를 시도하는 게 현실적인 대책이라는 것이다.
전직 군 관계자들은 연일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흘리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잭 킨 전 합참 부의장은 이날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는 대북 선제 타격 외에 남은 옵션이 없다. 미사일 발사대, 지하 핵시설, 장사정포 부대에 대한 동시다발적 공격을 가하고 지도부에 대한 작전을 전개하는 것만이 테이블에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미 정치권은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나서 중국 압박에 나섰다. 상원의원 26명은 이날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철회 요구 등을 담은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하원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하루 만에 상원이 나선 것.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재검토 △한국에 대한 부당한 경제적 보복 중단 △북한 비핵화에 대한 생산적 역할 수행 등을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서한에는 100명의 상원의원 중 중진급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테드 크루즈 공화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미 국무부는 하원을 통과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에 대해 “법적 근거를 철저히 검토해 (재지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긍정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한과 중국을 압박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