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비선진료의사 진술 법정 공개… “朴 前대통령 흉터 때문에 시술 관심”
“靑전임자가 블랙리스트 설명하자… 조윤선, 처음엔 웃다 얼굴 굳어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단골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57)에게 얼굴 피부를 당기는 리프팅 시술용 실을 달라고 재촉한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정기양 전 대통령 자문의(58·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김 씨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처음 만났을 때(2014년 2월) 박 전 대통령이 ‘왜 주치의가 실을 달라고 했는데 안 주셨어요?’라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61)이 김 씨에게 부인 박채윤 씨(48·구속 기소)가 대표인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리프팅 실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아직 허가받지 않은 제품이라 드릴 수 없다”고 대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김 씨에게 얼굴 흉터 때문에 생긴 안면 비대칭 등을 언급하며 미용 시술에 관심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업무를 직접 챙겼으며,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 기소)도 2014년 6월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임명됐을 때부터 이런 사실을 알았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특검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60·구속 기소)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64)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후임자인 조 전 장관에게 전화로 정무수석실이 담당하고 있던 블랙리스트 업무를 간단히 설명했다. 설명을 듣던 조 전 장관은 박 전 수석에게 “수석님, 안 되겠네요. 시간 좀 내서 잠깐 만나서 설명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박 전 수석은 서울 시내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조 전 장관을 만나 블랙리스트로 불린 민간단체 보조금 태스크포스(TF) 업무 등 정무수석실의 각종 현안을 설명했다. 박 전 수석은 “조 전 장관이 처음에는 웃으며 듣다가 나중에는 얼굴이 어두워졌다”며 “‘이런 일들을 다 해야 하느냐’고 물어서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직접 챙긴다’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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