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외교수석, ‘귀임’ 日대사 면담…아베가 ‘韓 흔들기’로 기대하는 것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6일 19시 56분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이 6일 청와대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면담했다. 오후 3시부터 1시간 가량 이뤄진 이날 면담에서 나가미네 대사는 양국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성실하게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부산 일본 총영사관과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을 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나가미네 대사는 한국에 입국하면서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 국무총리 등 중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시(이행)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양국간 사전 조율 없는 면담이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왔음에도 나가미네 대사는 끈질기게 면담 요청을 했다. 결국 이날 황 권한대행 대신 김 수석이 면담에 응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 양국이 파열음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북한이 추가 핵실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북 공조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외교적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대통령 유고 상황으로 외교력을 발휘하기 힘든 한국 흔들기로 지지 여론의 결집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아베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도 우리 외교 당국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번 통화는 일본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아베 총리는 관저에 기자들을 불러 양 정상이 나눈 통화 내용을 소상히 밝혔다. 전례와 달리 한미간 정상 통화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각에선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건너뛴 채 강대국끼리 논의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은 미일 정상간 통화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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