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를 통해 최순실 씨(61·구속기소)의 추천으로 대사직에 임명된 것으로 밝혀진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유 대사가 6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 대사는 특검 조사 이후 대사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외교부에 알려왔고 주변 정리 끝에 이달 중 사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유 대사의 사표를 수리할 방침이며, 부임지에서 정리가 마무리 되는대로 유 대사는 이달 하순 귀국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후임 미얀마 대사는 공석으로 남겨두고, 미얀마 대사관은 공사급의 공관 차석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전무를 지낸 유 대사는 지난해 5월 정통 외교부 관료인 이백순 주미얀마 대사 후임으로 임명됐다. 외교는 물론 미얀마와도 별다른 인연이 없는 유 대사가 임명된 배경과 인선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특검은 수사결과 유 대사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확인했다. 이중국적 자녀를 둔 외교관을 재외 공관장에 임명하지 않도록 한 청와대 인사 지침을 이행하라고 외교부에 지시해 이 대사를 포함한 해당 재외 공관장 4명이 국내로 소환됐다. 당시 외교부 안팎에서는 이 대사의 아들이 병역을 마쳤고 해외 파병 경력도 있기 때문에 민정수석실이 인사 조치를 요구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됐다. 또 해당 지침을 민정수석실이 만들었기 때문에 “민정수석실의 월권”이라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특검은 이 전 대사 등을 경질한 인사 배경에 최 씨가 관심을 뒀던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에 난색을 표명한 이 전 대사를 교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봤다. 유 대사는 일시 귀국해 1월 31일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미얀마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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