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새 대통령에 하고픈 말 써보라 하니
“학력-스펙없이 취직할 수 있게” 등… 취업-일자리 요구가 43% 압도적
지난달 29일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전북 전주시 전북대에서 ‘대선 날 뽑힐 한국의 새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주제로 ‘청년 앵그리보드’를 펼쳤다. 취재진은 학생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치권에 대한 비난을 쏟아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전체 답변 중 43.3%로 1위를 차지한 것은 취업과 일자리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바람이었다. ‘청년 실업을 줄일 수 있게 해주세요.’ ‘열정페이, 계약직 차별 사라지길!’ ‘학력, 스펙 없이 더 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를….’ 학생들의 요구는 구체적이었다. ‘살고 싶은 국가로 만들어 주세요’ 같은 추상적인 답변을 포함하면 취업에 대한 청년들의 어려움이 녹아든 비율은 절반을 훌쩍 넘었다.
이는 취재팀과 사회여론조사기관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청년 500명(20∼34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관식 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대선주자에게 바라는 청년 일자리 정책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39.6%가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 확충’을 꼽았다. 여기에는 ‘비정규직을 없애 달라’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 ‘공공기관 일자리를 늘려 달라’는 내용들이 포함됐다.
두 번째로 많은 답변은 ‘대기업 중소기업 간 임금, 복지격차 철폐’(14.2%)였다. ‘정부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열악한 임금 수준과 복지를 개선해 달라’ ‘임금이 낮다면 복지라도 보장해 달라’는 응답들이 있었다. 취준생 김민성 씨(28)는 “기성세대 생각처럼 우리가 무조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게 아니다”라며 “열악한 임금과 복지가 개선된다면 누구든 중소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근로시간 단축, 각종 휴직제도 자유롭게 사용’(8.2%), ‘능력 중심 채용 문화 정립’(4.8%)이 그 뒤를 이었다.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와 ‘학벌, 스펙을 떠난 채용’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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