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블리칸 블루(republican blue)’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미국 선거에서 날씨가 좋으면 젊은층은 나들이를 가느라 투표율이 떨어져 중장년층 지지자가 많은 공화당이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5월 9일 치러지는 19대 대선은 이른바 ‘장미대선’입니다. 통상 치러진 겨울이 아닌 봄에 열리는 조기 대선이기 때문이죠. 이를 두고 젊은층의 투표율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과연 ‘날씨가 좋으면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통설, 사실일까요?
역대 총선 투표율을 살펴보시죠. 2000년 4월 13일 맑은 날씨에 치러진 16대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57.2%였습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일에는 맑고 구름이 조금 끼었는데 투표율은 60.6%였죠. 18대, 19대 선거일은 전국에 비가 내렸습니다. 통설이 맞다면 투표율이 올라가야겠죠? 그러나 18대 투표율은 46.1%, 19대 54.2%로 모두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 날에는 오전에 비가 내리다 오후에 개었고 투표율은 58%였습니다.
20대 투표율을 비교해도 통설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20대의 16대 총선 투표율은 36.8%, 17대 44.7%, 18대 28.1%, 19대 41.5%, 20대는 52.7% 였습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투표율은 들쑥날쑥한 것으로 분석됐죠.
다만 지난해 한국정당학회보에 게재된 논문 ‘선거 당일 날씨와 정당 투표’에 따르면 17~19대 총선에서 강수량이 10㎜ 증가할 때마다 보수정당은 득표율이 0.9%포인트 감소하고 진보정당은 0.9%포인트씩 증가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번 대선은 직선제가 부활 후 처음으로 봄에 치러지고,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황금연휴도 있어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 선거의 꽃은 유권자’라는 말을 기억해 모두들 투표에 참여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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