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관계자는 11일 한숨을 내쉬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무섭게 약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내홍이 끝나지 않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날 문 후보가 “오늘 이후로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으면 누구라도 좌시 않는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갈등은 계속됐다. ‘당 중심 선거’를 주장하는 추미애 대표 측과 ‘후보 중심 선거’를 강조하는 문 후보 측의 이견이다.
7일과 8일에 걸쳐 진행된 양측 ‘1차 갈등’의 핵심 쟁점은 김민석 당 특보단장의 인선 문제였다. 선대위의 핵심 요직인 상황본부장에 김 단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추 대표의 강경한 주장에 문 후보 측이 한 발 물러서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상황본부장 자리를 만들어 자신의 측근을 임명한 것은 잘못된 인사지만, 추 대표가 너무나 완강한 탓에 파국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일부 공동선대위원장과 고문을 당사자 동의도 없이 성급하게 발표한 것도 논란이 됐다.
1차 갈등의 앙금이 가시기도 전에 문 후보 측 임종석 비서실장 문제를 두고 2차 갈등이 빚어졌다. 임 실장이 추 대표의 일방적인 선대위 발표에 대해 8일 “통합 선대위가 되도록 원만한 합의를 해달라는 후보의 요청에도 일방적으로 발표한 과정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비판을 문제 삼아 추 대표가 임 실장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추 대표 측 인사는 “비서실장은 입이 없어야 하는데, 공개적으로 대표를 비판한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임 실장이 문 후보 경선 캠프의 핵심 인사라는 점이다. 문 후보는 지난해 경선 캠프를 꾸리기 전 가장 먼저 임 실장을 찾아가 합류를 요청했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개인적인 감정을 이유로 교체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격분했다.
이 때문에 당초 10일 발표 예정이던 선대위 2차 인선도 11일로 미뤄졌다. 여기에 문 후보 측이 추진했던 이춘석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이 난항했다. 당초 문 후보 측은 임 실장과 이 의원을 ‘공동 비서실장’에 임명하려 했다. 호남의 유일한 중진 의원이자 비문(비문재인) 진영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이 의원을 통해 당의 통합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추 대표 측과 문 후보 측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이 의원 인선은 1, 2차 인선에서 제외되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후가 돼서야 추가 발표로 이뤄졌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일부 비문 의원들의 탈당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통합을 위한 인사마저 미뤘던 추 대표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추 대표의 독주에 문 후보 측 인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한 관계자는 “내부 잡음을 표출시켜서 좋을 게 없기 때문에 정말 꾹 참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의 한 부본부장은 “현재 문 후보가 후방 지원 없이 혼자 뛰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과 선대위가 후보를 총력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이미경 전 의원을 중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내용을 담은 선대위 2차 인선안을 발표했다. 당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계산한 것”이라고 말해 캠프 홍보부본부장에서 물러났던 손혜원 의원은 다시 선대위 홍보부본부장에 임명됐다. 아래는 주요 인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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