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다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렇게 국민의 공분을 산 국정 농단 사태가 제 자신이 봐도 경악스럽고, 제가 그 한 부분이라는 게 말할 수 없이 부끄럽다”며 울먹였다.
차 전 단장은 “우연한 계기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를 소개받았고, 최고 지위에 있는 분들로부터 ‘문화융성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부탁을 받다 보니 당시엔 비정상이 정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이 “문화예술인으로서 내 삶은 끝났다”고 말한 뒤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자,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차 전 단장의 아내도 고개를 숙인 채 흐느꼈다. 차 전 단장과 함께 광고업체 컴투게더로부터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강요 미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도 “이 모든 일이 내 불찰”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는 특수본이 설치된 지난해 10월 이후 첫 구형이다.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1일 오전 10시 10분 열린다.
한편 최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딸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사 비리 사건 첫 공판에서 함께 재판을 받은 최경희 전 총장(55·여·구속 기소) 등 이화여대 관계자들과 학교 측에 사과했다. 최 씨는 “명문 이화여대를 이렇게 만든 것에 대해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며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이런 일을 겪게 해 정말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최 씨는 딸 정 씨의 이화여대 입학을 위해 부정 청탁을 한 혐의(업무방해)는 전면 부인했다. 최 씨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구속 기소)을 통해 딸을 이화여대에 입학시켰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화여대가 승마 특기생을 몇 명 뽑는다고 해서 원서를 넣었고, (정 씨) 입학 전에는 이화여대에 아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또 “유라는 독일 유학을 원했고 (국내) 학교를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딸 정 씨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 전 총장도 법정에서 정 씨의 부정 입학을 도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 전 총장은 “정 씨의 입학은 우수 학생 유치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총장 취임 한 달 만에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정 씨)가 왔다’는 보고를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56·구속 기소)으로부터 받고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또 “(정 씨가 입학할) 당시 ‘최순실’이라는 이름도 몰랐으며,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 나온 이화여대 교수 4명 가운데 이원준 체육과학부 교수(46)를 제외한 최 전 총장, 남궁 전 처장, 이경옥 체육과학부 교수(60)는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