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검사’ 임은정 “우병우 부실수사, 특검으로 재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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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13일 09시 41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른바 ‘도가니 검사’로 알려진 임은정 의정부지검 검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장 기각과 관련해 검찰의 소극적 수사를 비판했다.

임 검사는 12일 검찰 내부망을 통해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임 검사는 "검찰은 지난 몇 년간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수사 결과를 매번 도출한다는 비난을 줄기차게 받았다"며 "이번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러한 비난에 근거가 있음을 고통스럽게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김기춘, 우병우 등의 청와대와 조율하며 그 숱한 사건들을 정치적으로 처리했다고 의심받고, 이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며 "부실한 수사로 우병우도 승복할 수 없고 법원도 설득하지 못한 초라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 대상인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등이 현직에 있는 한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검사는 "검찰 수뇌부에 원죄가 있기 때문에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특별검사로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6기)는 이날 0시 12분께 "혐의 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하지 않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이번 검찰 영장마저 기각되자, 일각에서는 '부실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수사가 부실했다고 생각 안 한다"며 "영장 기각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건 법원 판단이고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 그건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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