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투표층 4분의 1가량… “지지후보 바꿀 수 있다” 응답
20대 이하-보수, 아직 부동층 많아
각 후보 진영, 맞춤형 공약 부심
대선 후보들은 이번 주말 후보 등록을 마치고 17일부터 22일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선거 한 달 전쯤이면 상당수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한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5·9대선을 앞두고 3일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후보를, 4일 국민의당이 안철수 후보를 각각 내세우자마자 바로 양강 구도가 형성된 것도 유권자들의 ‘사전 결심’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유권자의 70%가량은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설적으로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30%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판가름 난다는 의미다. 실제 투표율 등을 감안하면 전체 유권자 중 ‘흔들리는 표심’은 18%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이 후보들의 ‘마지막 블루오션’이자 대선 레이스의 핵심 타깃인 셈이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7,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 후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69.2%였다. 반면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28.3%였다. 젊을수록 지지 후보 변동 가능성이 컸다. 20대 이하는 절반이 넘는 51.4%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구속 사태를 거치면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 비율은 역시 보수층에서 높았다. 한국일보 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보수 34.9% △중도 28.9% △진보 23.8% 순이었다. 후보들이 ‘안보 우클릭’ 등을 통해 보수층을 겨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전체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오는 것은 아닌 만큼 적극적 투표층 가운데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중요하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층만 놓고 보면 한국일보 조사에서 27.3%,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28.3%,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 24.8%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적극적 투표층의 4분의 1가량이 대선판의 마지막 변수가 되는 것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적극적 투표층은 85% 안팎이다. 실제 투표율은 이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해 12월 11일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79.9%였다. 당시 실제 투표율은 75.8%로 4.1%포인트 차가 났다. 반면 2002년 대선 때는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80.5%)보다 실제 투표율(70.8%)이 9.7%포인트 낮았다.
이번에도 실제 투표율이 75% 안팎이라고 가정하면 그중 4분의 1인 전체 유권자의 18%가량이 이번 대선의 최종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 공방이 뜨거운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면 이들은 맞춤형 공약이나 포지티브 캠페인에 따라 지지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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