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준비하는 후보들 19일 진행된 KBS TV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5당 대선 후보들이 아무 자료 없이 선 채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9일 대선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각본 없는 스탠딩 토론’을 마친 대선 주자들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체력장 테스트 같았다”, “나름대로 괜찮았다” 등 다양한 평가를 내놨다.
이날 밤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KBS 주최 2017 대선후보 초청토론은 전례 없는 ‘스탠딩 토론’ 방식을 도입했다. 토론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5명은 각자의 자리에 서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본인의 발언 차례가 아닐 때는 보조의자에 앉을 수 있었지만 이날 보조의자를 활용한 후보는 없었다.
후보들은 또한 토론장에 메모지와 필기구만 가지고 입장했다. 각종 자료의 반입이 금지됐기 때문. 메모지도 각 후보가 준비한 것이 아니라 주최 측에서 일괄적으로 마련한 20장이 전부였다. 정해진 질문에 따라 준비한 답변을 하는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각 후보들의 성향, 정책 이해도, 토론 실력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상 처음으로 스탠딩 TV토론에 임한 5당 대선주자는 토론이 끝난 뒤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문 후보는 20일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스탠딩 토론이라면 좀 자유롭게 움직인다거나 왔다갔다 해야 의미가 있는데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응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 후보에게 집중이 되면 충분히 답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야 괜찮지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좀 힘들지 않으셨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체력장 테스트 같이 두시간을 세워 놓으니 무릎이 아프다”며 “꼼짝 않고 서 있으니 이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심 후보도 “스탠딩 토론이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토론이 벌어질 수 있어야 하는데 스탠딩 토론을 하기에 5명은 숫자가 많은 것 같다”며 “고정적으로 자리에 서서 하니 앉아서 하는 것과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처음 시도하는 형식 아닌가. 나름대로 어느 정도 괜찮은 형식같다”며 “좀 더 활발하게, 다음부터 더 자신감 있게 모든 후보가 다 자기 실력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토론 방식이 뭐가 중요한가”라며 여유로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저는 어떻게 해도 좋은데 너무 후보들이 숫자나 이런 데 대해서 정확하지 못해서 팩트 확인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