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7일 집권 시 임명할 첫 국무총리를 대선 투표 전 공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과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文, “초대 총리는 非영남”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집권 시 총리로 호남 인사를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 “특정 지역을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기 어렵지만, 염두에 둔 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총리는 대탕평, 국민대통합 관점에서 인선할 계획이고 제가 영남(출신)인 만큼 영남이 아닌 분을 초대 총리로 모시겠다”고 덧붙였다. 총리 인선 발표 시점에 대해 문 후보는 “(투표 전) 마지막 단계에 가면 가시적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는 2월 12일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출연해 차기 정부 첫 총리 인선에 대해 호남 총리를 시사했다. 문 후보는 “제가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탕평을 이루면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진보 보수라는 것을 뛰어넘어서 함께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달 15일 전남 여수를 방문해선 “다시는 호남 홀대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특히 저는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총리부터 시작해서 인사도 확실하게 탕평 위주로 하겠다”라고 말했었다. 국민의당은 이를 근거로 “문 후보의 호남 총리는 또다시 거짓말이었느냐”고 비판했다.
차기 정부 조각을 둘러싼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문 후보 주변에서는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인선의 하이라이트인 총리를 두고서는 ‘호남 총리론’, ‘충청 총리론’, ‘50대 총리론’, ‘경제 관련 인사 등용’ 등 각종 설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 본인이 2, 3명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건 시간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문 후보가 ‘대탕평’을 강조한 만큼 국민의당, 정의당 인사의 입각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문 후보는 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에 대해 “국정 경험을 쌓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한편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해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과거 외교통상부의) 통상 부분을 산업통상자원부로 보낸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통상은 외교부로 복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때 정보통신부나 과학기술부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컨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 “북, 핵실험 한다면 대화 불가능”
문 후보는 토론회에서 북한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상당 기간 대화는 불가능해지고, 다음 정부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며 “(핵실험은)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체제 유지 보장을 더 희박하게 만드는 어려움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겠다”며 “핵을 무기로 사용하지 않고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국제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는 “부품이 옮겨진 것과 설치, 운영은 또 다른 문제”라며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중국과 대화할 여지가 남아 있고, 국내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동성애 논란에 고개 숙인 文
최근 TV토론에서 동성애 반대 입장을 밝혔던 문 후보는 이날 “성소수자분들께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또 “성소수자분들의 기준에 비춰보면 제 말씀이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저는 현실 정치인으로서 제 입장을 밝혔던 것이고, 그 간극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동성애 논란에 대해 “에이즈가 그렇게 창궐하는데, 하나님의 뜻에 반해요. 그래서 안 돼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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