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역대 진보 정당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대선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할지 주목된다.
심 후보는 TV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선 레이스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줄곧 제기된 ‘중도 사퇴’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웠을 뿐 아니라 이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0%에 근접한 지지율로 5자 대결 구도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진보 정당 후보의 최고 득표율은 2002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기록한 3.9%다.
이 같은 ‘심상정 돌풍’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높아진 당선 가능성과도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권 교체를 위해 전략적으로 문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진보 정당 지지층이 심 후보에게 되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반문(반문재인) 정서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머물렀던 일부 진보 표심이 심 후보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과거 통합진보당과 달리 사안에 따라 북한에 대해 확실하게 선 긋기를 하고 있고, 심블리(심상정+러블리) 심알찍(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 등 유권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이미지도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득표율 10% 돌파는 정치적 의미뿐 아니라 ‘선거 비용 보전’이라는 현실적 측면에서도 실익이 매우 크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가 유효 득표수의 10% 이상을 얻으면 선거 비용의 절반을, 15% 이상 득표하면 전액을 돌려받는다. 정의당 관계자는 “정의당의 선거 비용 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심 후보의 유세 차량을 촬영하기 시작했다는 당원들의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선거 이후 각 당에서 청구하는 선거 비용의 정확한 정산을 위해 유세 차량 등 주요 지출 항목에 대해 사전에 증빙 자료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구를 방문한 심 후보는 “60년 기득권 체제를 갈아 엎고 모두가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국민통합”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이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진행 중인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우리가 모르는 배치 시기, 비용 부담에 대한 밀실 협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야반도주’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야반반입’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대한민국 안보에 전략은 없고 정략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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