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 지 초미의 관심사다. 대선 최초로 실시된 사전선거 투표율이 26%를 기록했다는 건 이 같은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는 셈이다.
동아일보 사진부가 지난 20여 일 간 대통령 후보를 따라다니며 취재한 결과, 이번 선거는 과거의 선거와는 천양지차(하늘과 땅 차이)다.
우선 후보를 기다리는 유세현장에서는 흥을 돋우는 신나는 유세송이 흐른다. 또 선거운동원의 손에는 형형색색의 손 팻말이 들려있다. 후보가 등장하면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저마다 휴대폰을 들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느라 분주하다. 심지어 후보의 손이라도 잡기위해 몰려드는 시민들로 난장판이 되기도 한다. 지나가는 후보를 잡아당기고 끌어안기까지 하는 모습은 유세현장이라기 보다는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이런 색다른 유세현장의 즐거움은 젊은층만 누리는 게 아니었다. 지지후보를 따라 유세장을 찾은 남녀노소 모두 흥겨운 잔치판에서 나름대로 만족감을 찾고 있다.
각 당에서는 중앙유세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후보와 함께 전국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슈퍼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사랑합니다’ 유세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안녕하니’ 등이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유세단이 단상으로 올라오면 현장은 축제의 장이 된다. 후보를 보기 위해 유세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춤을 못 춰도 노래를 못 해도 즐거워한다. 유세단의 인도에 따라 다들 한바탕 신나게 즐기고 돌아간다. 선거는 더 이상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일부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유세단은 대부분 20대 남녀로 구성되는데, 후보에 대한 관심만큼 입소문을 타고 있다. 후보의 흥분한 연설이나 목청껏 높이는 정치구호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음악과 율동이 더해진 축제의 한마당을 차리는 방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시대와 유권자들의 변화를 읽고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각 캠프 관계자들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10일 새벽이면 난파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을 새로 이끌 지도자가 선출된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해법을 찾아 끝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지도자로 거듭나야 한다. 유세현장에서 열광한 유권자들의 진심어린 마음을 눈으로 확인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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