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두 번의 대선 도전을 함께한 부인 김정숙 여사(63)가 마침내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김 여사는 지난해 추석부터 매주 홀로 연고가 없는 호남을 찾아가 주민들과 직접 부대껴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불식시키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의 호남특보’라는 별명도 그의 부지런한 발품의 결과로 생겼다.
경희대 성악과 74학번인 그는 대학 1학년 때 ‘아는 오빠 중에 프랑스 영화배우 알랭 들롱을 닮은 사람이 있다’는 친구의 말에 이끌려 소개팅에 나갔다가 법대 1년 선배인 문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7년간의 긴 열애 끝에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1975년 문 대통령이 유신 반대 시위로 구속됐을 때, 석방된 후 그해 강제 징집으로 특전사에서 군 복무를 할 때 등 인생의 고비마다 남편 곁을 지키며 버팀목이 돼 줬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 늘 함께해주고 기다려주고 견뎌준 아내”를 ‘잊지 못할 은인’으로 꼽는다. 김 여사도 1981년 결혼까지 가장 두려워한 것이 “집안의 반대보다 이 남자(문 대통령)를 못 만나게 되는 것”이었다고 할 만큼 둘 사이는 애틋하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패배했을 때도 남편에게 힘이 돼 주었다. 최근 TV 방송에서 김 여사는 “(2012년) 대선 다음 날 눈을 치우면서 ‘지지자들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거둘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많이 울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든든한 동반자로서 그의 역할은 2010년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 정치적 동지로도 변화해 간 것으로 평가된다. 2012년 총선과 대선,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본격적인 정치적 내조의 길로 접어들었다. 문 대통령 측 핵심 인사는 “이번 대선에서 김 여사의 행보 및 일정은 문 대통령 못지않았다”며 “5060세대들을 찾아다니며 작은 부분까지 배려하고 스스로를 낮춰 좋은 인상을 심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광화문에서 퇴근한 후 시장에서 국민과 막걸리를 한잔할 수 있는 대통령을 꿈꾼다면, 나는 시장에서 편하게 장을 보며 남편이 들을 수 없는 실제 민심을 듣고 이를 가감 없이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35)는 현재 국내에 머물며 미디어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 2월 건국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문 씨는 한국고용정보원을 퇴직한 뒤 미국 뉴욕의 파슨스 스쿨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번 대선에서는 취업 특혜 의혹을 받았다. 딸 다혜 씨(34)는 2010년 3월 부산의 한 성당에서 평범한 직장인이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문 대통령의 사위는 결혼 직후 미국 로스쿨 입학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