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자한다는 한 누리꾼이 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누리꾼은 한 남성이 ‘프리 허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암살하겠다고 글을 올린 사건도 “문재인 지지자 자작극”이라고 썼다. 근거가 전혀 없는 가짜뉴스다. 그러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다. 해당 누리꾼의 팔로워가 2만9000명에 이르는 탓에 전파 속도는 매우 빨랐다. 선거 막판까지 “문재인은 사퇴하라”는 반응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19대 대선 막판에 이를수록 SNS는 각종 가짜뉴스로 뒤덮였다.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적극적으로 악성 루머를 퍼트리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데 열을 올렸고, 터무니없는 가짜 여론조사와 선거 조작설이 돌기도 했다.
특히 4일 사전투표일에 SNS를 뒤덮은 건 ‘가짜여론 조사’다. ‘5월 4일 17시 현재 사전투표 비공식출구조사 결과 홍준표 43%, 문재인 21%’라는 글은 카카오톡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발로 뛰는 사전투표 출구조사에서 1위가 안철수 2위가 홍준표 3위가 문재인’이라는 글도 널리 퍼졌다. 그러나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선거일인 9일에는 각종 출구조사 사설정보지(지라시)가 가짜뉴스 역할을 했다. ‘출구조사 결과 홍준표 43.2% 문재인 27.3% 안철수 16.8%’ 같은 글이 9일 오전부터 SNS를 도배했으나 실제 출구조사 결과와는 동떨어진 가짜 조사결과였다. 투표를 하기도 전에 각종 지라시를 받아본 시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막판까지 선거 조작설도 끊이지 않았다. ‘은평갑 세월호 박주민 변호사 지역 사전선거 투표함 봉인 3군데 없이 이동 중에 적발 되었다’는 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 당시 떠돌던 음모론이지만 유투브 영상 링크까지 포함돼 마치 올해 대선 사전투표 때 일어났던 것처럼 선거 막바지까지 유포됐다.
논리성이 떨어지는 가짜뉴스도 많았다. 재외국민 투표는 출구조사가 없지만 ‘LA한인투표소 출구조사 결과 안철수 65%, 문재인 20%’라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강원 지역에 일어난 산불이 홍준표 전 후보의 당선을 우려한 북한의 소행이라는 글도 돌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나서 각종 SNS에서 삭제 조치 활동을 벌였다.
선관위에 따르면 19대 대선 사이버 위반행위는 4만351건으로 7201건이던 18대에 비해 5.6배 증가했다. 일부에선 극단적 지지자들이 TV토론과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없는 ‘깜깜이 6일’을 노려 가짜뉴스를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막판에 가짜뉴스를 퍼트릴 경우 짧은 기간 내에 해명이나 단속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10일 “선거사범의 공소시효(6개월)가 11월 9일 만료되는 만큼 특별근무체제를 가동해 신속히 수사를 진행한다”며 “다수가 개입한 조직적·계획적 선거범죄 수사를 위해 형사부와 특수부 인력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