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통신비 인하 핵심 공약… “月 1만1000원 저소득층에 부담 커”
이통업계 “가입자 3.5%만 이용… 폐지할 법적 근거도 없어” 반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으로 휴대전화 기본료 폐지 공약의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본료 폐지 공약이 단순히 특정 요금제를 손보는 수준을 넘어 전반적인 가계 통신비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기본료 폐지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과 유지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보전하기 힘들다는 이동통신사들의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문 대통령은 가계 통신비를 잡기 위한 공약으로 휴대전화 기본료 폐지와 공공 와이파이 설치 의무화, 취약계층을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 도입, 잔여 데이터 이월 및 공유 활성화를 내걸었다. 이 중 핵심은 기본료 폐지 공약이다. 문 대통령 측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11일 월 1만1000원 수준인 휴대전화 기본료가 저소득층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업계에선 공약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본료가 포함된 표준요금제와 선불요금제 이용자는 전체 가입자의 3.5%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가입자는 매월 정해진 요금을 내는 ‘정액제’를 이용하고 있어 기본료 개념조차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말 그대로 ‘기본료’만 없애겠다는 것인지, 기본료에 해당하는 만큼의 전체 통신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것인지부터 명확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의 기본료를 폐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통신사들은 정액제를 비롯한 모든 요금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표준요금제만을 손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재 롱텀에볼루션(LTE·4G) 관련 투자는 전부 끝나 기본료를 받을 명분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동통신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망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매년 조 단위 비용이 꾸준히 들어간다. 모든 요금제에서 1만1000원씩 인하하는 방안이라면 이통 3사 합쳐 3조 원의 적자를 보는 상황으로 신규 투자는 물론이고 기존 통신망 유지 보수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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