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을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첫날 경호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9일 국회에서 약식으로 진행된 문 대통령의 취임식 전후로 색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열린 경호’라고 할 만큼 문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게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선서식을 마친 뒤 국회 본청을 나와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잔디밭으로 향했다. 시민들은 문 대통령 주변에 몰려들어 “와! 대통령이다”를 외치며 ‘사진 세례’를 이어갔다. 이날 수행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만류에도 문 대통령은 정해진 동선을 벗어나 시민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거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차에 오르기 직전 한 시민이 ‘셀카’를 요청하자 선뜻 응하기도 했다. 경호실 직원들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향한 문 대통령은 광화문 근처에서 시민들이 도열해 환호하는 모습을 보자 차량 선루프를 열고 일어나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이날 낮 12시 25분경 문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 도착해 효자동과 청운동 등 인근 3개 동 주민 100여 명의 환대를 받았다. 주민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은 문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말했고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인사 시간이 길어지면서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오찬 약속에 10분 지각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서면서 경찰에서 파견 나온 경호팀 한 명 한 명 모두와 악수를 나눈 뒤 “덕분에 (선거운동 기간) 시민들을 아주 가까이서 쉽게 만나 친근해질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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