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10일 박지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다음 주 새 원내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구체적 방안은 11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는 해단식에서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겠다. 오히려 패배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고 일각의 정계 은퇴설을 일축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분간 재충전 시간을 갖겠다”는 말만 네 차례 반복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에 앞서 의원직을 던진 안 전 대표는 대선 패배 뒤 수순처럼 인식돼 온 해외 출국 대신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휴식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흡수합병론’이나 ‘연대통합론’이 계속 제기되는 등 당의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손학규 전 대표는 해단식에서 “우리가 소수당이지만 민주당의 집권에 휩쓸려만 가서는 안 된다. 그런 유혹을 분명히 잘라내서 당의 정체성을 지키자”고 다독였다.
자유한국당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철우 사무총장이 사퇴했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 사무총장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사무총장직을 내놓고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국당 홍준표 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했다.
9년 만에 야당이 된 한국당은 ‘강한 야당’과 ‘협치’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제1야당으로서 국민과 헌법이 부여한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면 협치에 반대하는 모습만 부각되면 민심이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백의종군하겠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당분간 한국당과 거리를 두는 동시에 ‘개혁 보수’의 기치를 앞세워 당 지도체제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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