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관련 고시만 고치면 폐지… 내년부터 쓸 ‘검정’ 개발은 시간 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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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폐지 지시 이후
이르면 6월 초 절차 완료 예정… “현장 적용시점 늦춰야” 목소리도

전자결재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를 폐기하고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하는 전자결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전자결재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를 폐기하고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하는 전자결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정 역사 교과서 폐지를 지시함에 따라 교육부는 이를 위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국정 교과서 폐지는 예상됐던 일로 비교적 간단한 행정절차만 거치면 된다.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쓸 검정 역사 교과서를 완성도 높게 개발하는 건 쉽지 않다.

교육계는 당초 문 대통령이 새로운 교육부 장차관을 임명한 뒤 국정 교과서 폐지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이날 국정 교과서 관련 고시 수정 지시를 내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정 교과서 폐지는 교육부 관련 고시 수정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과 검정, 두 가지 체제로 구분한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 수정 고시’에서 ‘국정’ 부분을 삭제하고, 내년부터 국정과 검정 교과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도록 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을 검정만 사용하도록 수정하면 국정제는 사라지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시 수정은 통상 규제심사에 10일, 관계기관 행정예고에 20일가량 소요된다”며 “그러나 긴급한 사안의 경우 총 20일 내 처리도 가능하다”고 설명해 빠르면 내달 초 폐지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다. 교육부가 운영해 온 ‘올바른 역사 교과서’ 사이트도 폐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 교과서 개발을 총괄한 교육부 내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은 이달 말일자로 해체된다.

국정 교과서는 연구학교 신청을 한 문명고를 비롯해 보조교재로의 사용을 희망한 83개 학교와 50개 국립·재외한국학교 등 총 130여 개교에 약 6000권이 배포돼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회수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장 내년부터 중고교 현장에 적용하기로 돼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새 검정 역사 교과서 개발이다. 역사 과목은 국정교과서 사용이 예정돼 있던 탓에 다른 과목보다 1년 이상 늦은 올 초에야 출판사들을 대상으로 개발 공모가 시작됐다. 집필진 확보부터 집필, 검토, 인쇄까지 채 1년이 안 되는 시간 안에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다 보니 벌써부터 부실 교과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전 정부에서 만든 집필 기준 자체를 손보고 현장 적용 시점도 늦춰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어 내년도 역사 교과서의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
#국정교과서#폐지#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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