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통하는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 중 한 명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6일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멀리서 그분(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 조용히 지내겠다”고 밝혔다. 새로 출범한 정부에서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고 2선 후퇴를 선언한 것.
양 전 비서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분과의 눈물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퇴장한다”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비겁하거나 누추한 모습 본 적 없다. 곁에 늘 함께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한다”며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것으로 꿈은 달성된 것이기에 이제 여한이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우리는 저들과 달리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며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달라”고 당부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잊힐 권리를 허락해달라”며 “문 대통령님을 잘 부탁드린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문 전 대통령은 평소 ‘양비’(양 비서관)라고 스스럼 없이 불렀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이번 대선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히말라야에 등반할 때 동행하기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후 양 전 비서관의 거취를 놓고 고민하다 전날 청와대 관저로 양 전 비서관을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고 16일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서 양 전 비서관의 강한 ‘2선 후퇴’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그의 간곡한 요청을 수락하면서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0일 ‘3철’ 중 다른 한 사람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도 “제가 할 일을 다한 듯하다”며 출국 소식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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