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새 원내대표로 3선의 우원식 의원을 선출했다. 당내 친문(친문재인) 세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합리적 성향의 우 원내대표 선출은 야당과의 협치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당정청의 깊이 있는 대화와 소통을 통한 ‘질서 있는 개혁’을 주장하며 협치를 위한 유연한 협상을 강조해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선 후 첫 의원총회를 열어 ‘강한 야당의 길’을 가겠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를 다짐했고, 국민의당도 새 원내대표에 호남 4선의 김동철 의원을 선출했다.
여소야대의 5당 체제에서 어느 야당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정부여당의 처지다. 그런데도 새 정부는 독자적인 ‘민주당 정부’라고 강조하면서 당대당 연정(聯政)처럼 협치의 틀을 넓히는 데는 부정적이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나 민주당 원내대표의 협상력에만 의존해서는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한국당은 특히 인사 검증에서 새 정부 인선의 이념 편향성 여부를 철저히 살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국민의당 신임 김 원내대표는 “새 정부가 안 될 일을 할 때는 앞장서서 막겠다”면서도 연정 제안이 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오찬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취임식 전에 야당 당사를 방문해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삼겠다며 대선 때 나온 후보들의 공통 공약을 우선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이다. 공통의 민생 공약을 찾아 여야 협치의 첫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5년의 성공도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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