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위원회 3년 이끈 ‘범 친문’ ‘친문’ 홍영표에 7표 차이로 승리
“우리 모두가 문재인” 화합 강조… ‘민생 100일 상황실’ 즉각 만들기로
與 원내대표 바통터치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왼쪽)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2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우상호 전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6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사령탑으로 우원식 의원(3선·서울 노원을)이 당선된 것은 집권 여당이 정권 초반 친정 체제 강화보다는 여야 협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는 우 의원과 홍영표 의원 측 모두 근소한 차로 승리를 자신했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최종 개표 결과도 7표 차에 불과했다. 당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이었다”며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협상력이 중요하다는 당내 의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결과 발표 후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우 원내대표와 포옹하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각 당의 공통 공약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우리 모두가 문재인이고 우리 모두가 민주당”이라며 협치와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86그룹 의원들이 주축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지만 친문(친문재인) 의원들과도 교분을 쌓아와 범(汎)친문 그룹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지난해 우상호 전 원내대표에게 고배를 마셨을 때도 결선 투표에서 7표 차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당내에서 신임이 두터운 편이다. 운동권 그룹의 맏형이자 개혁 성향 의원으로 꼽히는 우 원내대표는 당내 민생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3년 동안 이끌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을 당시 다양한 민생정책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친문 핵심 중 한 명인 홍 의원도 이날 경선에서 115표 중 54표(47%)를 얻어 선전한 만큼 우 원내대표로서는 원활한 원내 운영을 위해 당내 친문 진영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첫 번째 시험대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통과다. 29, 31일 중 본회의 표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 원내대표가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 무난하게 총리 인준을 성공시키면 정권 초반 국정 운영에 동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우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19일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오찬이 예정돼 있는데 어떤 의견을 전할 생각인가.
“민생 챙기기와 적폐 해소를 당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 나갈 생각이다.”
―원내대표로서의 업무 우선순위를 꼽는다면….
“가장 앞세우는 것이 민생이다. 즉각 원내에 100일 민생상황실을 만들겠다. 그리고 다른 당과 함께 추진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당정협의는 어떻게 운영해 나갈 건가.
“당의 역할은 민심을 잘 수렴해 청와대와 정부에 전달하고 방향을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그 통로가 당정협의이기 때문에 활성화할 생각이다. 초선도 참여할 수 있는 당정협의뿐만 아니라 원내 중진회의를 정례화해 중진 의원들의 경륜이 원내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짜겠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협상 상황을 총괄할 원내수석부대표에 박홍근 의원(재선·서울 중랑을)을 선임했다. 원내대변인에는 초선 강훈식(충남 아산을), 제윤경 의원(비례대표)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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