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57)검사가 임명된 가운데,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범계 더불어 민주당 의원의 과거 글이 재조명 받고 있다.
박의원은 지난 2013년 11월 10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의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이 적절한 보고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게 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이 글에서 "사법연수원 동기이면서도 긴 대화 한번 나누질 못한 형에게 검찰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불의에 굴하지 말라는 호소로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밉습니다"라고 탄식했다.
그는 "작년 국회의원 됐다고 서초동 어디선가 동기모임을 했을 때도 불과 10여분 아무 말 없이 술 한잔만 하고 일어났던 형이지요. 저는 그제서야 제가 정치적 중립성을 해할 위험인자라는 걸 깨달았지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 형에게 검찰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다는 소식은 참으로 가소롭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보고 및 결재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조직의 질서를 문란케한 사범으로 저들은 포장하겠지요. 그러나 그들이 차마 말못할 사정은, 6월부터 국정원 대선개입수사를 못하게 하는 외압이 있어왔고 압수물도 돌려주고 체포한 요원들도 돌려보내라는 그래서 결국은 트위터 수사도 공소장변경도 하지말라는 상관의 직권남용의 벽에 직면한 현실이겠지요"라고 검찰 수뇌부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범죄혐의를 발견하면 수사를 개시하여야한다'는 형소법을 따르고,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정한 검사가 될 것을 선서로 다짐한 것을 지켰을 뿐인 형인데. 그런 형에게 조직의 배반자, 절차불이행자로 낙인찍는 검찰의 조직문화가 아직도 상하로 여전하다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게 도대체 정상적인 나라야?'라는 비난과 자조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썼다.
박 의원은 끝으로 "형 ! 그래도 저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려 합니다. 아직도 정의로운 검사들이 이 땅에는 여전하고 그들은 조용하지만 이 사태를 비분강개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어떠한 경우에도 사표를 내서는 안됩니다. 그날 우연히 스쳐 지났던 범계 아우가 드리는 호소입니다"라고 검찰을 떠나지 말것을 호소했다.
박 의원은 이후 윤 지검장이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팀장을 맡게 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 그가 돌아온다. 복수가 아닌 정의의 칼을 들고”라고 기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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