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교조, 법원의 판단 존중… 사드, 각의 심의 거쳤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이낙연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5일 이틀째 계속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문제에 대해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법원 판단을 존중하면서 그 틀 안에서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2013년 10월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전교조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2심까지 모두 패소하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책임총리’ 역할을 두고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문서로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을 행사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자는 “의미 있는 방법”이라며 “총리와 대통령 사이의 헌법에 바탕을 둔 행위는 문서로 하는 게 일리 있다”고 말했다. 총리가 국무위원 등을 임명·해임할 때 문서로 하도록 규정하는 건 총리의 실질적 권한 확대와 직결돼 책임총리제 구현의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이 후보자는 또 “방향은 대통령이 제시하지만 방향에 맞게 효과를 내고 상황을 변하게 하는 총리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황희 정승을 존경한다”며 “(역대 대통령과 총리 중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의 관계가 좋았다고 본다. 단, 국민과 야당 눈에는 이 전 총리가 썩 좋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영삼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싸우고 온 장관을 나무랐다. 두 전 대통령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정치적인 의미에서라도 심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선 “우리의 국방력 향상이 대전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 후보자의 도덕성을 집중 검증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의원 시절 부인 전시회의 그림을 전남개발공사에 강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질의가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부인의 그림이 팔린 개수에 대한 진술이 달라진 것과 관련해선 “아내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며칠 걸렸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다만 부인 그림의 대작(代作) 의혹이 제기되자 “전혀 사실과 다른 대단히 심각한 모욕”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자신이 부인의 전시회에서 직접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턱도 없는 모함”이라며 “제보자를 엄선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대한노인회 관련 법안을 발의한 대가로 노인회 간부로부터 후원금을 수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후원금을 납부한) 간부 나모 씨는 고향의 초등학교 후배로 정기 후원자”라고 해명했다. 의원들이 거듭 문제를 제기하자 “국회의원 하며 장사했겠느냐. 제 인생이 깡그리 짓밟히는 참담한 느낌”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저녁 정회 시간을 이용해 이날 신원이 확인된 세월호 희생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와 4분가량 통화를 했다. 이 후보자 측 관계자는 “총리에 취임한다면 첫 번째 현장 방문지로 목포 신항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한다.

한편 야권은 청문회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을 향한 ‘문자폭탄’에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밤새 문자폭탄 때문에 잠을 못 잤다. 욕을 하도 먹어 배가 부르다”고 토로했다. 한국당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청문회에서 소위 ‘문빠’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문자폭탄은 거의 테러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장관석·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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