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58)은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세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JTBC ‘뉴스룸’에 출연,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노상강도와 다를 바 없다” “법의식이 박약하다” 등 거침 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주 전 사장은 이날 공판에서 ‘삼성그룹 합병을 돕는 것이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는 취지의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피고인 박근혜 씨’라고 부르기도 했다.
증인 출석 후 주 전 사장은 ‘뉴스룸’ 방송에 출연, 첫 증인으로 자신이 채택된 데 대해 “특검에서 저를 증인으로 신청을 했다고 얘기를 해서 약간 좀 깜짝 놀랐는데 사실은 오늘 증언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제가 무슨 의미가 있기에 그분들이 저를 불렀는지 저도 지금 이해를 잘 못 하겠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는 “22개 증권사 중에 한화투자증권만 유일하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냈다”며 “그것 때문에 압력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생각은 못 하셨겠다”고 물었다.
주 전 사장은 “전혀 못 했다. 일종의 백주에 강도짓이 벌어지는데 모두들 딴청을 하거나 아무 문제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심통이 났다”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냐, 보고서를 만들어야지라고 얘기를 한 것이었는데, 2년이 지났어도 저를 이렇게 귀찮게 하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삼성그룹 합병을 돕는 것이 올바른 정책적 판단이었다는 취지의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신 나간 발언”이라고 말한 이유에 대해 “(박 전 대통령)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아무리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자기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 개입을 시사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법의식이 굉장히 박약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적 판단이라는 표현 자체도 잘못된 것”이라며 “투자위원회 또는 국민연금이라는 곳은 남의 돈을 맡아서 관리하는 곳이다. 수탁자는 자기한테 (돈을) 맡긴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되는 것이지, 독자적인 판단 때문에 결정을 좌우하면 안 된다. 정책적 판단이라는 말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주 전 사장은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합병이 삼성물산의 주주들한테 심각한 손해를 초래하는 구조로 돼 있다는 것은 금융시장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안다”며 “그런데 그걸 백주에 그냥 밀어붙였다. 이는 노상강도랑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