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58)은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3차 공판에서 ‘삼성그룹 합병을 돕는 것이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는 취지의 박 전 대통령 발언을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법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전혀 의식을 안 하는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서 옳고 그르든 간에 개인적으로 어떠한 의견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대통령 직무의 허용된 권한을 넘어서서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 전 사장이 문제를 삼은 발언은 올 1월 1일 박 전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삼성)이 헤지펀드 공격을 받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무산되면 국가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생각에 관심 갖고 지켜봤다”며 “(국민연금의 합병 지원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고 말한 부분.
그는 이에 대해 “기자들 모아놓은 데에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해서 개입을 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얘기를 직접 하는 것을 보고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모르거나, 아니면 애초에 법의식이 박약해서 그런 얘기를 저렇게 술술 하나 했다”며 “두 번째로 그 말의 근저는 국민연금에 대해서 본인 또는 정부의 정책적인 판단으로 지시를 내려도 되고 거기에 따라서 행동을 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라는 식의 얘기를 하는 거라서 굉장히 정신 나간 얘기”라고 지적했다.
주 전 사장은 이에 앞서 29일 JTBC ‘뉴스룸’ 방송에 출연해서도 “(박 전 대통령)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아무리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자기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 개입을 시사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법의식이 굉장히 박약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적 판단이라는 표현 자체도 잘못된 것”이라며 “투자위원회 또는 국민연금이라는 곳은 남의 돈을 맡아서 관리하는 곳이다. 수탁자는 자기한테 (돈을) 맡긴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되는 것이지, 독자적인 판단 때문에 결정을 좌우하면 안 된다. 정책적 판단이라는 말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주 전 사장은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합병이 삼성물산의 주주들한테 심각한 손해를 초래하는 구조로 돼 있다는 것은 금융시장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안다”며 “그런데 그걸 백주에 그냥 밀어붙였다. 이는 노상강도랑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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