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방 “대화 과정 뉘앙스 차이” 고의 누락 부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일 03시 00분


보고서 문구 삭제도 “지시 안했다”… 軍, 美 보안요청에 ‘오버’ 가능성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의 추가 반입 보고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는 청와대 발표에 대해 군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방부 실무자가 지난달 26일 저녁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한 것도 보고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데 군이 숨기다 들킨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 고위 소식통은 “군이 불순한 의도로 사드 발사대의 추가 반입을 숨길 이유가 없다”며 “보고 과정의 혼선이나 착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 정권에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사드 배치를 주도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청와대의 ‘타깃’이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고 누락 사태를 문제 삼아 사드 배치 전 과정을 철저히 따져보고, 문제가 발견되면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31일 김 전 실장과 한 장관에게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군의 과도한 비밀주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군 당국의 사드 배치 비공개 요구를 한국군 당국이 철칙처럼 고수하면서 새 정부에도 보고를 소홀히 하다 ‘참사’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한 장관이 참석할지 여부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청와대 관계자가 “조사와 별개로 샹그릴라 대화에는 가는 게 맞다고 한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한 장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청와대#사드#보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