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부처 차관 인선]
김동연-홍남기 이어 고형권도… EPB 출신 변양균 前장관 라인
강경화-김기정-조현 같은 과 동문… 연대 정외과 교수 지낸 ‘문정인 사단’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 분야는 옛 경제기획원(EPB), 외교안보 분야는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이 약진하고 있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중용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관맥’과 ‘학맥’으로 나눠지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경제와 외교를 맡았던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사단으로 분류된다.
고형권 신임 기획재정부 1차관은 EPB의 맥을 잇는 기획예산처에서 재정총괄과장 등을 지냈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통합돼 기획재정부로 출범한 이후 예산처 출신 관료로는 사실상 처음 1차관에 올랐다.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정부 예산안 등의 작성을 맡았던 EPB는 중장기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6명 가운데 절반(박봉흠 권오규 변양균)이 EPB 출신일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EPB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요직에 있었다.
EPB 출신들이 중용되면서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로 통칭되는 금융 및 미시정책 라인은 소외되는 모양새다. 정책기획 능력이 뛰어난 예산처 출신이 문재인 정부와 궁합이 맞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일자리 대책과 가계부채 문제, 구조조정 등 당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EPB 독식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연정 라인’이 부상하는 것도 노무현 정부를 연상시킨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연세대 출신이 청와대에 대거 입성하면서 ‘청Y대’라는 표현이 회자된 적이 있다.
신임 조현 신임 외교부 2차관(60·외시 13회) 역시 연세대 정외과 76학번이다. 73학번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75학번인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후배로 연세대 재학 시절부터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연정 라인’의 좌장 격인 문 특보의 역할론이 나온다. 문 특보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연세대 정외과 교수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시대위원장, 외교부 국제안보 대사를 지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래 인연을 맺어왔다.
신임 조 차관은 ‘통상’과 ‘다자외교’ 전문가로 외교부가 외교통상부로 개편될 것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 파견돼 대통령정책실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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