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법관 2명 중 1명, 非법관 - 여성 발탁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일 03시 00분


이상훈-박병대 대법관 후임 인선


박병대 대법관(60·사법연수원 12기)이 1일 퇴임하면서 이상훈 전 대법관(61·10기·2월 27일 퇴임)의 빈자리를 포함해 대법관 공석이 두 자리로 늘어난다. 대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미뤄왔던 후임 대법관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다. 법조계는 문재인 정부가 첫 사법부 고위직 인사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법원 안팎에서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후임 대법관 두 명 중 적어도 한 명은 여성으로 임명 제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각에 여성을 30% 이상 기용하겠다고 공약했을 정도로 ‘유리 천장’을 깨뜨리는 일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이런 국정 기조는 대법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대법원에서 여성은 박보영 대법관(56·16기)과 김소영 대법관(52·19기) 등 두 명뿐이다.

대법원이 법원 안팎에서 추천을 받아 지난달 30일 공개한 대법관 후보자 36명 가운데 여성은 4명이다. 현직 법관 중에는 민유숙 서울고법 부장판사(52·18기),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51·19기), 박정화 서울고법 부장판사(52·20기)가 이름을 올렸다. 민 부장판사는 2007년 서울서부지법에서 여성 법관 최초로 영장 전담 재판장을 지냈다. 이 수석부장판사는 헌법재판소에서 연구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재야에서는 판사 출신인 김영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58·17기)가 포함됐다. 김 변호사는 세계여성법관회의 부회장과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비법관 출신이 대법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조 수석은 2010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체 대법관의 3분의 1 정도는 비법관 출신으로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시 조 수석은 “변호사 생활을 했다거나, 또는 학계에 있다거나 이런 분들이 들어가는 것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서 좋다”고 말했다.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법원과 청와대 사이에 연락책 역할을 할 김형연 대통령법무비서관(51·29기)도 조 수석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과 가까운 한 법관은 “김 비서관은 법원행정처 출신의 엘리트 법관이 사법연수원 기수 순서대로 대법관에 임명되는 관행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위 법관들 사이에서는 대법관 두 명이 동시에 임명되는 만큼 한 자리는 법원 내부 몫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여성 또는 비법관 출신으로 한 명을 지명하고, 나머지 한 명은 양 대법원장에게 맡기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현직 고위 법관 중에는 이종석 수원지법원장(56·15기)과 안철상 대전지법원장(60·15기), 이경춘 서울회생법원장(56·16기)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대법관#후임#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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