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상 “위안부 의무 다했다” 부적절 발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5일 03시 00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 국방회담 앞두고 외교적 결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3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인 것으로 일본은 이미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제기되고 있는 재협상 가능성에 선을 그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세계 각국 국방장관과 안보 당국자들이 모여 다자 간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행사 성격과 동떨어진 양국 간 위안부 합의 문제를 거론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나다 방위상은 이날 기조연설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인 참가자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한미일 3자 협력이 돼야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한일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인 것으로 일본은 역할과 의무를 다했다. 남아 있는 현안도 과거 한국 정부와 이미 해결한 것으로, 양국 간에 미래지향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않아 북핵 문제 해결의 구심점인 한미일 3국 협력이 우려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발언은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불과 5시간여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외교적 결례 논란도 불렀다. 현장에 있던 정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 합의 재협상론을 들고 나올 것에 대비해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를 향해 ‘문제는 한국에 있다’는 방향으로 선제적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이나다 도모미#일본#국방부장관#위안부 합의#망언#기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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