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체 생산했다는 스마트폰 ‘평양’, 직접 써보니…가격은? ‘헉!’

사진=국민통일방송 유튜브 영상 캡처

북한 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370만 명(이집트 오라스콤 2017년 1월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북한에서도 손전화(휴대전화)를 통해 시장 정보를 주고받는 게 일상이 되고 있으며, ‘타치폰(스마트폰)’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과연 북한이 자체 생산했다고 주장하는 스마트폰 ‘평양’, ‘아리랑’ 등은 한국의 스마트폰과 어떻게 다를까.

7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북한의 최신 스마트폰 ‘평양’을 입수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8’과 비교해봤다며 ‘평양’의 외관과 성능 등을 소개했다.

데일리NK 측은 우선 ‘갤럭시S8’의 외관에 대해 “‘갤럭시S8’의 경우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큰 화면을 자랑한다. 또한 화면을 곡선으로 만들어서 오랜 시간 동안 불편함 없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평양’에 대해선 “크기가 (갤럭시S8과)비슷해서 다양한 기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책(e-book), 영상 등을 이용할 때 가독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평양’의 화면 터치 기능에 대해서는 “갤럭시S8의 경우 바로 반응하지만, 북한 평양 타치폰은 반응 속도가 좀 느리다”고 지적했다.

카메라 기능 역시 차이가 많이 났다. ‘갤럭시S8’는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200만 화소이며 전면 카메라에는 자동 초점 기능(AF)이, 후면 카메라에는 듀얼 이미지 픽셀과 광학 이미지 안정화 기술(OIS)이 들어가 있다.

반면 ‘평양’은 자동 초점 기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저화질(전면 200화소, 후면 800화소)로 선명도가 낮다. 또 표준·얼굴보정·그림려과(필터)·전경그림(배경) 4가지 모드가 있지만 화질이 떨어져서 각 모드에 대한 특징이 별로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화면 가독성도 떨어지는 편이어서 장시간 글을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게도 ‘평양’은 199g이고, ‘갤럭시S8’은 155g으로 ‘평양’이 44g 정도 무거웠다.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S8’보다 ‘평양’이 더 컸다. ‘갤럭시S8’은 안전성 강화 차원에서 갤럭시노트7에 적용했던 3500mAh(밀리암페어시)에 못 미치는 3000mAh로 후퇴했다. 반면 ‘평양’은 4000mAh로 북한의 전력 사정이 열악한 점, 화면 크기가 큰 스마트폰이 전력 소모가 크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차이점은 ‘평양’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는 것.

데일리NK 측은 “평양은 추가로 프로그람(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게 만들어 놨다. 북한 당국에서 제공한 것만 즐길 수 있다”며 “평양 타치폰 내에 들어있는 프로그람을 살펴보면, 주로 백두산총서123, 조선대백과사전, 조선말사전, 다국어 사전, 명의원(의학상식) 등 학습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30권이 넘는 큰 사전을 일일이 찾아보던 불편함에서 벗어나서 한 번의 검색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면서 “다만 인터네트(인터넷) 연결이 안 되다 보니 주로 사상교육, 외국어 검색 등 전자사전으로서의 기능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5인주20, 14맞추기 등 주민들이 즐겨하는 주패놀이(카드게임)도 내장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어떨까. 데일리NK의 4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휴대전화는 2011년 북한 돈으로 약 77만~124만 원, 2013년 96만~240만 원, 2014년에는 182만5000~229만 원에 판매됐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부터는 300만 원대로 가격이 뛰었다. 기기별로 보면 막대기형인 ‘아르베기스’나 ‘티삽’은 200만 원 선, ‘아리랑’은 330만 원 정도에 판매됐다. 특히 최신형 타치폰(‘평양’ 혹은 ‘진달래’로 추정)은 무려 약 552만 원으로, 이는 최근 북한 시장 물가에 따라 계산했을 때 쌀 1126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라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