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오른쪽)가 8일 국회에서 이틀째 열린 인사청문회장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자신이 사형 판결을 내린 버스 운전사 배용주 씨를 만나 37년 만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8일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는 김 후보자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형선고를 내린 버스 운전사 배용주 씨(71)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배 씨는 당시 경찰관 4명이 죽고, 4명이 다친 버스 사고를 낸 이유로 김 후보자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이틀째인 이날 오후 질의가 시작되기 전 증인석의 배 씨에게 다가가 두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배 씨는 “어떤 사과를 받았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김 후보자가) 미리 이야기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 씨는 “세월이 많이 흘렀고, 이제는 화해로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청문회 첫날 김 후보자가 배 씨 판결에 대해 사과한 것에 자유한국당이 줄기차게 진정성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여당은 “한국당이 5·18정신을 이토록 높게 평가하는 줄 몰랐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에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저도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이다. 배 씨 사연을 통해 후보자의 자격 여부를 파악하려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서 김 후보자가 소수 의견을 낸 것과 관련해 북한을 주적으로 보는지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김 후보자가 “북한은 적이다”라고 답하자 야당은 ‘주적’과 ‘적’을 확실히 밝히라고 김 후보자를 다그쳤다. 김 후보자는 “주적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가 “그냥 주적으로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해당 질의를 한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방부 장관 청문회를 하는 것이냐”고 따지는 문자 폭탄을 받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