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59)이 임명됐다. 노태강 신임 문체부 2차관은 ‘비선실세’ 최순실의 편을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찍혔던 인물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태강 차관 인선을 발표하면서 “독일에서 석·박사를 수학하고 주독일 한국문화원장을 지내는 등 해외에서 한국을 홍보하는 일에 탁월했고, 문화부 국제경기과 사무관·국제체육과장 등을 거쳐 평창올림픽을 치르는 데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1960년 경남 창녕 태생인 노태강 차관은 대구고를 졸업, 경북대에서 행정학과 학·석사 과정을 거친 뒤 독일 비아드리나 유럽대에서 문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27회)에 합격한 노태강 차관은 ▲문체부 국제체육과장 ▲독일문화원장 ▲문체부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장 ▲문체부 체육국장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노태강 차관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참가했다가 편파 판정 시비가 일어난 2013년 전국승마대회와 관련, ‘최 씨 측과 협회에 모두 문제가 있다’는 감사 결과를 보고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당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지난 1월 19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7회 변론에서 “대통령이 ‘문체부에 노태강·진재수가 있는데 적절한 시점에 승진시켜서 산하단체 임원직으로 보임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노태강 차관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던 ‘프랑스 장식미술전’에 특정 패션업체의 제품이 전시되는 등 상업성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압력을 받아 지난해 5월 교육문화교류단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직도 (노태강 차관이) 공무원을 하고 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15차 재판에서 “노태강 전 국장이 국립중앙박물관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전시 내용을 조율하는 중에 프랑스 측에서 전시회를 취소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태강 전 국장을 가리켜서 ‘아직도 공무원을 하고 있냐’고 명확하게 인사 지시를 한 점으로 미뤄 전시전 무산은 명목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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