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사드 논의에… 靑 “동맹약속 바꿀 의도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0일 03시 00분


트럼프, 美국방-국무 불러 의논… 국무부 “이미 결정된 사안” 불만도
정의용 “美와 긴밀히 협의” 진화

문재인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연 논란이 결국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 정상 간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기류가 심상치 않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문재인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정 등과 관련해 핵심 참모들과 사드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조사 논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위급 외교안보 참모들과 한국의 사드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백악관에서 한반도 안보 현황을 논의했다”며 “이 자리에선 사드 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사드는 미국 정부에 엄청나게 중요하다(incredibly important)”고 강조한 뒤 “사드 배치 문제는 당시(박근혜 정부에서) 동맹 간 (이미) 최고위급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방부의 보고 누락, 환경영향평가 회피를 이유로 추가 반입된 사드 발사대 4대의 배치를 미룬 데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나워트 대변인의 브리핑이 끝난 지 약 12시간 뒤인 9일 오후 4시(한국 시간) 정 실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드는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정권이 교체됐다고 이 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고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문병기 기자
#트럼프#사드#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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