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찾은 문재인 대통령 “We go together”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취임 이후 첫 방문

문재인 대통령 영어로 선창하자…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 화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작전지휘통제실에서 인사말을 한 뒤 환하게 웃으며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이 “같이 갑시다”라고 화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문 대통령,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재인 대통령 영어로 선창하자…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 화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작전지휘통제실에서 인사말을 한 뒤 환하게 웃으며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이 “같이 갑시다”라고 화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문 대통령,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취임 후 처음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선창하자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을 비롯한 한미 장병들은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쳤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 조사 등을 놓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연합사를 순시하고, 빈센트 사령관을 비롯한 연합사 주요 간부와 장병들을 격려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6·25전쟁 후 60년 넘게 북한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억제해왔다”며 “그 힘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또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기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세계사적으로는 공산주의 확산을 막고 공산주의 몰락을 촉진하는 첨병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 몰락’ 등 보수 진영에서 주로 쓰는 용어를 거듭 사용한 것은 중도 보수층을 끌어안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브룩스 사령관은 “긴장이 고조된 이 시기에 한국 형제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미국과 대한민국 사이의 특별한 관계는 우리 할아버지들이 이룬 것”이라며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그분들의 확고부동한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방명록에 적은 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방명록에 적은 글.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핵·미사일에 대해 한미 양국이 철저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8일 지대함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는데, 이는 한미 해군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한미연합 준비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군의 북핵·미사일 방어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드 배치나 전시작전권 환수 등 한미 간의 민감한 안보현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또 문 대통령은 10일 경기 의정부시에서 열린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가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파행된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역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미2사단은 6·25 당시 우리에 투입된 첫 미군부대이고 부대 이전을 앞두고 있는데 감사와 환송의 의미가 있는 행사가 파행돼 유감스럽다고 대통령이 직접 말했다”고 전했다.

이 문제는 13일 대통령과 국회 상임위원장단의 오찬 자리에서도 언급됐다.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의원은 “미2사단은 한국전쟁 때 7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부대”라며 “한미연합사령관과 미8군사령관이 다 있는 자리에서 갑자기 가수들이 노래도 못 하고 울면서 무대에서 내려가게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6·25 당시 피란민을 군함에 태우도록 미군을 설득했던 김백일 장군이 일본 육사를 나왔다는 이유로 친일파로 몰린 사례를 언급하며 “그분의 동상을 거제도에 세우려고 했는데 못 하게 했다. 우리가 이런 일은 정말 잘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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