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성인식 논란, ‘악의적 왜곡·편집’ 때문?…네티즌 “앞뒤 다 자르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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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4일 11시 41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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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저서에 여성과 성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에 휩싸였다. 다만 이번 논란은 일부 언론에서 안 후보의 저서 내용을 의도적으로 편집·왜곡해 불거졌다는 반박도 나온다.

최근 한 매체는 안 후보자의 저서를 인용해 안 후보자의 여성관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30일 출판한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여성은 술의 필수적 동반자”라고 기술했다. 또 ‘위 세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라며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고 썼다.

지난해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던 부장판사가 성매매로 적발된 사건에 대해선 “문제 된 법관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 내지 20년이다. 아내는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자녀 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엔 관심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런 답답한 사정이 위법과 탈선의 변명이 될 리는 없다. 다만 남자의 성욕이란 때로는 어이 없이 악마의 유혹에 굴복한다. 이는 사내의 치명적 약점이다”라고 썼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이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성매매를 거론하는 단락에서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성을 돈으로 사려는 사내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14일 이를 접한 상당수 네티즌이 안 후보자의 성의식 수준에 대한 비판하며 우려를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 댓글란에서 “이 책(남자란 무엇인가)은 수십 년 전도 아니고 작년에 나온 책이다. 이런 여성 비하를 넘어 공공연히 여성을 성적 노리개 취급 하는 수준이 장관이면 우리사회에 고위공직자는 이래도 된다는 사회인식을 만들게 된다(zus2****)”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다른 건 몰라도 안경환의 이런 낮은 성의식 수준으로 대한민국 최고 고위직에 있는 건 국가 망신이다. 탁현민을 측근으로 쓰는 것까지는 넘어가려 했으나 장관까지 이러면 안 된다(zus2****)”고 주장했다.

“안경환 책 작년에 출판된 거 실화냐? 돼지발정제는 진짜 40년 전이기라도 했지(brea****)” “정말 총체적으로 빻아서 할 말이 없네…(deck****)”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보도가 의도적인 왜곡이라는 반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보도 된 부분의 책 내용을 읽어보면 의미가 달리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보도에서 언급된 부분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 술, 여자, 그리고 에로티시즘
남자의 세계에서는 술이 있는 곳에 여자가 있다. 술과 여자는 분리할 수 없는 보완재다. 여자 없는 술은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내 혼자 마시는 술은 자신의 파괴로 이어지고, 사내들만의 폭음은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위세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다.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 여성은 술의 필수적 동반자다. 이는 만국에 공통된 음주문화다. 여성이 술꾼들을 잘 다루기 때문이다. 진지한 이야기든 실없는 이야기든 여성은 사내들의 사연을 잘 들어주고 반응해준다. 왜 사내들이 술집 마담에게 아내나 자신의 비밀을 쉽게 털어놓는 것일까? 편안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 중년의 사랑과 성
성욕이란 것은 모든 사내에게 숨은 절실한 욕구다. 살인, 절도, 강도와 같은 범죄는 누구나 쉽게 저지르지 않는다. 비록 음주 후 인사불성 상태에서도 이런 행위는 좀체 범하지 않는다. 오랜 학습을 통해 잠재의식 속에 확실한 금기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행위는 다르다. 남자의 성은 금기가 아니다. 오히려 성행위를 조장하는 사회문화다. 다만 상시 대면하는 특정인만을 상대로 반복하고, 그 사람과 습관적으로 성행위를 해야 한다. 그것이 일부일처제의 기본 규범이다. 그러나 이는 본질적으로 사내의 생체리듬에 어긋난다. 오로지 윤리와 도덕이라는 인위적인 의식의 조작을 통해 본능을 제어해야만 한다. 그래서 사내는 언제나 용감한 선택과 부자유스러운 자제 사이에서 고민해야 한다. (중략) 문제된 법관의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 내지 20년이다. 아내는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자녀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에는 관심이 없다. 이런 답답한 사정이 위법과 탈선의 변명이 될 리는 없다. 다만 남자의 성욕이란 때로는 어이 없이 악마의 유혹에 굴복한다. 이는 사내의 치명적 약점이다.

▲ 남자가 성매매를 하는 이유
자신의 몸을 팔려는 여성이 있고, 성적 본능을 제어하기 힘든 사내가 있는 한 매춘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 어떤 고결한 종교와 윤리적 이상을 내세워도, 그리고 아무리 엄한 처벌을 내려도 매춘을 근절할 수는 없다. 인간의 몸이 재화로 거래된 역사는 길다. 노예제도가 대표적 사례다.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 사내의 염원이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은 “책의 요지는 남녀의 생래적 특징을 기술한 거지. 안경환 자신의 남녀관을 써 놓은 게 아니다”라며 “책에 쓰인 부적절해 보이는 말들도 전부터 있어왔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안경환이 만들어낸 말 인 것처럼 왜곡하지 말라(hqco****)”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는 “안경환이 만들어낸 말이 아니라 전부터 있어왔던 말들을 인용한 것이구먼, 뭐가 문제라는 거야? 그리고 그런 게 옳은 일은 아니라고도 말하고 있잖아(hqco****)”라고 꼬집었다.

“편집 참 기가 막히게 했네. 전체적인 입장보다는 그냥 부분 마디만(guny****)” “예전에 낸 칼럼이나 책 앞뒤 내용 다 자르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단락만 잘라왔다(haho****)” “글을 쓴 사람의 전체 맥락에서 이해하지 않고 악의적인 편집으로 글 쓴 사람의 의도와 다르게 보이게 하고 있다(jung****)” “진짜 저 내용은 3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 중 한페이지급의 내용인데 부각시켜서 그냥 언플해 버리네(saem****)”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 어떤 이들은 “책은 읽고 비판합시다(zen0****)” “책 전체를 보시라. 그 책의 취지가 무엇인지 전체를 보시라. 표현을 집어내 강조하는 것은 왜곡의 위험이 높다(jnki****)” “책이나 완독해보고 나서 비판하고 욕들을 하라(dngu****)”고 지적했다.

한편 안 후보자는 14일 서울 적선동 사무실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성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떤가”라는 질문에 “종합적인 내용을 읽어보신 독자 판단에 맡긴다”며 “저의 입장은 청문회 때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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