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이 핵과 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하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6·15남북공동선언 등 남북 합의를 국회 비준을 거쳐 법제화해 정권이 바뀌어도 대북정책이 후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6·15남북공동선언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북한과) 기존의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해 나갈지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그리고 북-미관계의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남북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에 비해 문 대통령은 대화의 조건을 핵·미사일 도발 중단으로 문턱을 낮췄다. 이를 전제로 남북과 미중일의 대화 채널을 복원해 종전 선언을 비롯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역대 정권에서 추진한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반드시 존중돼야 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남북 합의를 준수하고 법제화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비준을 거쳐 6·15남북공동선언 10·4정상선언 등 역대 정부의 남북 합의를 포괄하는 남북기본협정을 수립하고 국회 비준을 거쳐 이를 법제화하겠다는 얘기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설득해 북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를 설득하면서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주도적으로 닦았다”며 “김대중 정부의 화해협력 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을 오늘에 맞게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전 대통령은 6·15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평양에 갔다”며 “저는 무릎을 마주하고,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기존의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해 나갈지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에 방북을 통해 남북 합의를 이끌어냈음을 강조하며 임기 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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