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자 비(非)외무고시 출신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취임 후 첫 조치로 대형차 대신 중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관용차로 사용하기로 했다. 각종 의혹으로 논란 끝에 임명이 된 만큼 겸손한 행보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고 작은 것에서부터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강 장관이 국무위원에게 지급되는 에쿠스 3800cc 관용차 대신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고 다니겠다고 밝혔다”며 “환경도 생각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게 이유”라고 전했다. 이 차량은 배기량 2000cc로 외교부 일반 공무원들이 공무상 이용하는 행정관용차다. 강 장관은 인사청문회 준비 기간에도 이 차량을 이용했다. 강 장관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는 2002년식 SM520을 신고했다.
관용차가 지급되는 외교부 차관급이나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에쿠스보다 아래 격인 K9, 체어맨 차량을 이용하고 있으나 강 장관의 ‘파격 행보’로 차량 교체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강 장관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지나치게 외무고시 선후배 중심으로 폐쇄적인 구조여서 외교부 공무원들이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정말 능력으로 보여줘야 된다”며 “반대했던 분들도 ‘아이고, 잘못 알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은 강 장관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명장을 받은 직후 강 장관은 외교부 청사로 출근해 간부회의를 열고 회담 준비 상황과 북핵 대응 관련 보고를 받으며 현안을 점검했다. 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준비가 시급해서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준비 과정을 철저히 챙기기 위해 나왔다”고 첫 출근 소감을 밝혔다.
강 장관의 취임식은 19일 오전 전임자인 윤병세 전 장관의 이임식 이후 열린다. 2013년 3월 11일 취임해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긴 4년 3개월 동안 재임한 윤 전 장관은 역대 장수 외교장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