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을 말하는 것인가?(Which Moon?) 요즘 (문재인 대통령 말고) 뉴스에 거론되는 ‘문’이 또 있어서…(Because then there’s another Moon in the news).”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문의 성명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하던 중이었다.
기자는 자신이 질문한 ‘문’이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사진)이고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해 “북한 도발 중단 시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워트 대변인은 “(여러분이) 헷갈릴 수도 있을 텐데 이 사람(문정인) 성도 문이다. 문 특보의 해당 발언은 개인 자격으로 밝힌 것으로 안다. 한국 정부의 전체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문?”은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나워트 대변인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브리핑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농담처럼 내뱉은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문 특보의 주장과 달리 교수 개인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특보로서 행보를 주시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설명을 받아들여 문 특보의 문제 발언이 개인 자격이라고 한 것일 뿐, 실제로 문 특보가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매우 관심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에선 문 대통령과 문 특보의 이름이 비슷해서 여전히 헷갈려하는 사람이 많다”고도 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어 대북 대화 재개 조건과 관련해 “우리 입장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Our position hasn‘t changed one bit)”고 밝힌 뒤 “우리는 (대화를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계춘영 인도 주재 북한대사가 최근 미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북한도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 “한미 동맹이 법적으로 오랫동안 진행해 온 방어적 성격의 군사훈련을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동등하게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의 한 관리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계 대사의 주장은 불법적인 것과 합법적인 걸 서로 교환하자고 미국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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