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8일 국회에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떠나는 날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물론 정의당까지도 송 후보자가 국방개혁에 적임자인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여당 내에서조차 “생각했던 것보다 의혹들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한다 해도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송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새 의혹들이 나오고 있어 여당은 물론 청와대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방미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듯싶다.
본란은 23일 송 후보자가 법무법인 율촌에서 받은 9억9000만 원의 고문료와 LIG넥스원에서 수령한 2억4000만 원의 자문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가 방산비리를 척결할 국방장관 적임자가 아님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엔 그가 해군참모총장 시절인 2007년 계룡대 납품비리 사건을 보고받고도 수사를 사실상 못 하도록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12억여 원의 고문료와 자문료는 전관예우라고 친다 해도 군 비리 은폐와 방산비리 연루 의혹이라면 차원이 다른 문제다. 거액 고문료 수임에 대해 “서민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가 있다”고 한 송 후보자의 해명도 국민 눈높이와 한참 동떨어져 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국방장관 후보자에 지명됐다가 자진사퇴한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전역 후 무기중개업체 고문으로 일하며 2억 원의 자문료를 받고 보유 중인 해외자원개발업체 주식을 신고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 송 후보자에 비하면 김 전 후보자의 허물이 더 크다고 하기 어렵다. 위장전입 4회에다 딸의 국방과학연구소 특혜 취업 의혹에도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방비리 척결을 감당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아무리 대선 때 캠프에서 후보를 도운 핵심 측근이라 해도 장관직 수행에 결정적 하자가 있는 사람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야당과 협치를 하자고 손을 내밀 수 있겠는가. 송 후보자가 진정 문 대통령의 성공을 바란다면 청문회 전에 자진사퇴해야 한다. 송 후보자가 버티려 한다면 대통령이 청문회에 앞서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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