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평화재단 국제안보학술대회 한미안보연구회 등 공동주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과 한미안보연구회가 30일 개최한 ‘한미 신정부 등장과 변화하는 동북아 안보환경’ 학술대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북핵 고도화와 대응전략 검토’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민형 국방대 교수,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덕기 충남대 교수,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김태우 건양대 교수,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북한의 핵무기는 암 덩어리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썩은 사과’를 완전히 도려내야 합니다.”(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 30일 한미안보연구회(공동회장 김병관 예비역 대장,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와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는 국제안보학술대회를 열어 북핵 고도화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학술대회 둘째 날인 이날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무기 실전 배치가 임박한 만큼 현실적 해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학술대회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한미 신정부 등장과 변화하는 동북아 안보환경’을 주제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열렸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선(先) 핵 동결, 후(後) 핵 폐기’라는 2단계 접근법에 공감하는 의견이 나왔다. 박민형 국방대 교수는 “적절성과 타당성, 북한의 수용 가능성 등의 기준을 놓고 보면 최적의 방안은 동결”이라며 “동결까지 올라선 뒤 폐기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 폐기만 고집할 경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도 낮아 핵 위협만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 의회 차원에서 북한과의 핵 동결 협상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도 “북한은 동결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로이 스탠가론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정권 생존의 필수조건이라 생각한다면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은 1%도 안 될 것”이라며 북한이 발상 자체를 바꾸도록 외교력을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한국이 ‘핵 잠재력’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중국, 러시아, 북한은 핵으로 무장한 채 ‘북방 3각 구도’를 형성해 한미일을 위협하는데 한일은 정작 핵무기 하나 없이 대응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일이 완전한 핵무장이 아닌 핵 잠재력을 갖는 것까지 제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핵잠수함 건조나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등을 허용하는 게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김덕기 충남대 교수는 핵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핵잠수함 도입이 필요하고, SLBM 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 개념인 수중 킬체인 강화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참석자 명단
○ 제4패널
―사회자: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발표자: 박민형 국방대 교수,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워싱턴 소재) 선임연구원, 김덕기 충남대 교수 ―토론자: 김태우 건양대 교수,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
○ 폐회사
김병관 한미안보연구회 회장(한국), 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회장(미국), 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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