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민주주의 이식… 한국의 성공은 美의 보람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일 03시 00분


[한미정상회담]문재인 대통령 ‘혈맹외교’ 행보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와 백악관 만찬

두 정상 모두 파란색… 넥타이 ‘이심전심’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이날 처음 만난 두 정상은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넘겨 125분간 만찬을 갖고 
양국의 현안을 논의했다. 워싱턴=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두 정상 모두 파란색… 넥타이 ‘이심전심’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이날 처음 만난 두 정상은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넘겨 125분간 만찬을 갖고 양국의 현안을 논의했다. 워싱턴=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내 사적인 공간을 한번 둘러보시지 않겠습니까.”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환송에 앞서 ‘즉흥 제안’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집무실인 트리티룸을 직접 문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이날 처음 만난 두 정상의 친밀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5분을 넘긴 125분 동안 만찬을 가지며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30일 다시 만난 두 정상은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연이어 갖고 공동 언론발표를 했다.

○ 파격 예우 이어간 트럼프

만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쪽으로 허리를 굽히며 악수를 청했다.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을 존경(respect)한다. 방문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건네면서다. 문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살짝 고개를 숙여 눈을 맞춘 뒤 손을 맞잡았다. 임기를 함께할 한국과 미국의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한껏 예의를 갖췄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3박을 제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도 파격 예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과 백악관 3층에 올라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쪽 복도에서 저기 끝까지가 나의 사적인 공간이다. 외부인에게는 잘 공개하지 않는 곳이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트리티룸을 공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링컨룸으로 안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티즈버그 연설문 원본을 문 대통령 내외에게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링컨룸을 공개한 것은 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링컨룸을 둘러봤다.

백악관은 이날 만찬의 주 메뉴로 비빔밥을 준비했다. 양국의 화합과 협력을 강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 간 공식 만찬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미 이후 6년여 만이다.

○ 문 대통령 “미국이 민주주의 이식”

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남동문과 남쪽 현관을 거쳐 오후 6시 2분경 만찬장에 도착했다. 멜라니아 여사와 대기하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며 차에서 내리는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다른 정상과의 회동에서 이따금 보여줬던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 악수’는 없었다. 4초 동안 악수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왼손을 문 대통령의 어깨에 올려 친근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악수하면서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을 잡았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출국 전 가장 유력하게 검토했던 악수 방법이다. 만찬장에서 두 정상은 다섯 차례 악수했다.

두 정상은 짙은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 등 거의 비슷한 복장을 했다. 양국 정상이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강조하기 위해 드레스 코드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예우하기 위해 색깔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 당선에 대해, 굉장히 멋진 선거에 대해 축하를 드린다. 나는 당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당선에 대해 “위대한 승리(great victory)”라고 표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시킨 나라는 미국이다.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외신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나도 가짜 뉴스 때문에 고생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언론도 이 이야기를 들었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국내 언론을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공격하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 / 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한미정상회담#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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