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들 사드 질문에 “배치번복 의구심 버려도 좋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일 03시 00분


문재인 대통령, 상하원 지도부 면담


“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갖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에서 미 상·하원 지도부와 잇달아 간담회를 갖고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과 같은 민주 국가이므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은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이고 그만큼 사드에 대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요구도 크다”며 “환경영향평가 때문에 (배치) 절차가 너무 늦어지지 않느냐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합의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그동안의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치 시기도 당초보다 미뤄지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사드는 한미 동맹에 기초한 합의이고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국 조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사드는 북한 도발 때문에 필요한 방어용이므로, 북핵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 핵·미사일이 더 고도화되는 것을 막고 종국적으로 완전한 폐기가 한미 공동의 목표로, 강력한 한미 동맹으로만 가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기에 어느 때보다 해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역할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가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과 중국의 역할 때문”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이 좀 더 역할을 할 여지가 있으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만나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남북 교류도 한미 공조 속에서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시장경제나 남한 체제가 우월하다는 교육 효과도 있었지만, 지금은 쉽게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며 “적어도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대화 국면에 들어설 때만 논의할 수 있고, 이는 당연히 국제적 공조의 틀 속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을 만난 미 의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그만큼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과거에 방북했을 때) 북한이 ‘미사일을 판매 목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미국이 구입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북한 무기 판매에 대한 중국의 역할이 있다고 보는가”,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북핵 문제를 전임 대통령들은 해결하지 못했는데 문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 / 워싱턴=문병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사드#한미정상회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