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육참골단 각오로 혁신… 보수우파 재건 대장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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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
홍준표 “보수우파 혁신위 구성해 전권… 당 윤리위도 전원 외부인사로”
“反혁신땐 당원들이 용서 않을것”, 주류 교체 시동… 친박과 갈등 예고
바른정당과 ‘보수적자’ 경쟁 불가피

체육관 全大 대신 농활… 아낀 경비 3억 기부하기로 3일 경기 남양주시 농가에서 봉사활동을 한 홍준표 
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자유한국당 신임 지도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당은 체육관 전당대회 대신 봉사활동으로 행사를 
대신한 뒤 절감한 전당대회 경비 3억 원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이재영 김태흠 이철우 최고위원, 홍 
대표, 류여해 이재만 최고위원. 남양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체육관 全大 대신 농활… 아낀 경비 3억 기부하기로 3일 경기 남양주시 농가에서 봉사활동을 한 홍준표 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자유한국당 신임 지도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당은 체육관 전당대회 대신 봉사활동으로 행사를 대신한 뒤 절감한 전당대회 경비 3억 원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이재영 김태흠 이철우 최고위원, 홍 대표, 류여해 이재만 최고위원. 남양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5·9대선 패장에서 제1야당 대표로 회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신임 대표는 3일 취임 일성으로 “인적혁신, 조직혁신, 정책혁신 등 3대 혁신을 위해 즉각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적극 수혈하는 등 ‘박근혜당(黨)’에서 ‘홍준표당’으로의 전면적 변화를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질 신(新)주류 대 구(舊)주류의 갈등이 보수 세력 재건의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주목된다.

○ “당원들이 반(反)혁신 용서하지 않을 것”

홍 대표는 당 대표 선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 땅의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켜온 분들과 보수우파의 대표적인 분들을 섭외해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권(全權)을 주겠다”며 “당 윤리위원회도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인적 쇄신을 통해 주류 세력 교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구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홍 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서) 책임당원과 대의원들의 72.7%가 (나를) 지지했다는 것은 반드시 혁신하고 쇄신하고 쳐낼 것은 쳐내라는 것”이라며 “당원들의 뜻과 배치되는 반혁신, 반쇄신 행동을 하면 당원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와의 일전(一戰)을 피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다만 홍 대표는 “친박 청산을 얘기하는데 선출직 청산은 어렵다”며 “다만 당의 전면에 핵심 친박들이 나서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 ‘홍준표호’ 순항할까


홍 대표는 한나라당(현 한국당) 대표 시절인 2011년 12월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당시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로 취임 5개월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경험이 있다. 스스로 ‘독고다이’(특공대라는 일본말로 홀로 싸운다는 의미)라고 해온 ‘비주류 대표’의 쓸쓸한 퇴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신임 지도부에는 우군이 적지 않다.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철우 최고위원은 5·9대선에서 당 사무총장과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홍 대표와 손발을 맞췄다.

2위를 기록하며 ‘깜짝 스타’로 등장한 류여해 최고위원도 이날 홍 대표 기자회견에 유일하게 배석할 정도로 홍 대표의 측근으로 통한다. 류 최고위원은 경선 기간 태극기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등 독특한 연설로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선 ‘여자 홍준표’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온라인 방송인 ‘적반하장’을 운영하며 보수 진영에 얼굴을 알린 것이 이번 이변의 동력으로 꼽힌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이 3위로 뒤처지고, 홍 대표의 견제 세력으로 꼽힌 박맹우 의원이 떨어지는 등 친박계의 ‘조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홍 대표 체제에는 청신호다.

그럼에도 당 안팎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친박계가 당내 복병이라면 보수 분열로 인한 내년 지방선거 위기감은 외부 변수다. 특히 이날 한국당 최고위원에 선출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 류 최고위원은 각각 바른정당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이혜훈 대표(서울 서초갑)와 지역구가 같다. 당분간 통합보다는 견제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영수회담은 없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이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태어난 정부가 내각 구성도 못 하도록 방해한다는 인상을 줘선 안 된다”면서도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거나 국가 안보에 중대한 장애를 가져올 분들은 대통령께서 결심을 해주시는 게 옳다”고 ‘부적격 인사’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두고는 “영수회담을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언론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데 둘이 만나 문 잠가 놓고 무슨 말을 하는지 국민이 궁금하게 하는 그런 회담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송찬욱 song@donga.com·최고야 기자
#홍준표#자유한국당#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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