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 4명은 청와대의 검찰 개혁 추진과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 여파로 어수선한 검찰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안정적 성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검찰을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비(非)법조인 출신이지만 검찰총장 후보 4명은 모두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다. 추천위 관계자는 “검찰 본연의 업무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검찰 조직의 자존심이나 사기를 꺾지 않는 데 방점을 뒀다”고 후보 선정 배경을 밝혔다. 추천위와 검찰 안팎에선 소병철 농협대 석좌교수(59·사법연수원 15기)와 문무일 부산고검장(56·18기)의 검찰총장 낙점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 교수는 후보군에서 유일한 전직 검사다.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도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후보자로 줄기차게 거론됐다. 추천위가 소 교수를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한 건 2013년 3월과 같은 해 10월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소 교수는 검찰 내 전·현직을 통틀어 손꼽히는 ‘기획통’이다. 평검사 때부터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 검사와 대검찰청 연구관을 거쳐 법무부 검찰1, 2과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 분야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에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북풍사건’ 합동 수사에 참여했다.
문 고검장은 소 교수와 마찬가지로 광주제일고를 졸업했다. 고려대 법대 출신 ‘특별수사통’으로 대검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전지검장을 거쳤다. 2007년 중수1과장 당시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에 참여했고 2014년 말∼2015년 초 서울서부지검장 때는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또 2015년에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다양한 대형 비리사건 수사를 잡음 없이 마무리 지어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인 광주고검장(52·18기)은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과 2차장검사, 대검찰청 공안기획관과 공안부장을 거쳤다. 기획 분야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박근혜 정부 초인 2013년 대검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수사를 하지 않고 지휘만 하는 대검 반부패부를 만드는 작업을 주도했다. 2015년 서울남부지검장 때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이끌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 동아원의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해 성과를 거뒀다.
후보 중 유일하게 고검장이 아닌 검사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55·19기)은 여검사들 사이에서 ‘맏언니’로 통한다. 부장검사, 차장검사, 지청장,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마다 매번 ‘여성 1호’ 기록을 세웠다. 조 지검장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과 성범죄 등에 관심이 많아 2005년 후배 여검사들과 함께 여성폭력 범죄 자료집 ‘여성과 법’을 펴냈다. 조 지검장의 남편은 송수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5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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