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北위협 증가 명확… 中-러 건설적 대응 촉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北 ICBM 성공 선언/국제사회 반응]자국 EEZ 낙하 발끈한 日
NSC 하루에 2차례 소집… 北에 항의

일본 정부는 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두 차례나 열고 대책을 논의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사일은 일본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반도에서 약 300km 떨어진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인 오전 10시 반경 NSC를 서둘러 소집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위협이 한층 증가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강한 결속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압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더 건설적인 대응을 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날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루트를 통해 북한에 강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북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 주장이 나오자 다시 NSC를 소집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기자들에게 이날 발사체가 ICBM인지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사체가 사상 최대 고도, 최장 비행시간을 기록했다면서 “미사일은 2500km를 훨씬 넘는 고도에 도달했고, 약 40분간 비행한 후 900km가량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 5월 14일 발사된 신형 탄도미사일이나 그 파생형일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EEZ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5번째로 5월 29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발표 이후 “북한이 ICBM 발사 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은 처음”이라며 긴급 속보를 내보냈다. NHK는 “40분 동안 비행한 것으로 볼 때 사정거리는 7000km 전후일 가능성도 있다. ICBM 개발이 한층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발언을 전했다. 일각에선 도쿄도의원 선거 참패로 위기에 빠진 아베 총리가 북한 미사일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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