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도발이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잦은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학습효과’가 생기면서 증시 상승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 기조에 따라 하반기(7∼12월) 증시의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평균 0.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2회의 미사일 발사 전날과 당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다. 미사일 발사 당일이 주말이어서 장이 열리지 않은 6회는 다음 날 종가를 비교했다. 증시가 열린 날 도발이 있었던 경우엔 코스피는 평균 0.15% 떨어졌다.
증시 낙폭이 가장 컸던 날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4일이었다. 외국인이 1929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전날 대비 0.58% 하락했다.
하지만 두 번을 제외하고는 낙폭이 0.10%를 넘지 않았다. 4월 5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쐈을 때 하락률은 0.01%였다.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 당시 0.26% 하락, 8월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던 날 0.30% 하락한 것에 비해서도 낙폭이 더 줄었다.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 5월 14일과 21일 미사일 발사 때는 다음 날 종가가 각각 0.20%, 0.68% 상승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북한 도발 시에도 시장은 하루 정도 영향을 받았다”며 “북한 도발에 시장 참여자들도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 사거리 증가와 돌출 행동을 일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하반기 증시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남북과 북-미 관계는 더 풀기 어려워졌다”며 “과거보다 북한 미사일 성능이 개선될 징후가 보이면 외국인투자가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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